베트남 박항서 매직과 대한민국 경제효과

나는 축구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국가대표 경기나 월드컵만 챙겨보는 정도인데 그런 내가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아닌 베트남의 스즈키컵 경기를 챙겨 보았다. 베트남이 2008년 이후 10년만에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컵을 들었는데 그 중심에는 우리나라보다 베트남에서 더 사랑하고 존경하는 인물이 된 박항서 감독이 있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2018 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이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근 두 달 동안 우리 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라며 "선수들과 코치들, 그리고 우리를 응원해주신 모든 베트남 국민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 고 말했다. 이어 "저를 사랑해주시는 만큼, 내 조국 대한민국도 사랑해달라." 라고 덧붙였다.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역사상 최고의 국가대표팀 감독이자 영웅이 된 박항서 감독의 애정어린 한마디가 우리나라의 어떤 경제 정책보다도 더 큰 힘이 실리고 파급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진심어린 인터뷰와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발언까지. 2002년 월드컵때부터 좋아해지만 더 좋아지려고 하는 참이다. 

박항서 감독은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브랜드의 홍보대사이자 광고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 베트남에 첫번째 휴대폰 공장을 가동한 후 현재는 총 3개의 공장을 두고 있는데 베트남의 영웅인 박항서 감독이 브랜드 대사 역할을 해줌으로써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더 친숙한 브랜드로 베트남 국민 마음 속에 깊숙히 박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단 삼성전자 뿐만이 아니라 베트남에 진출해있는 한국기업들이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누리고 있다. LG전자도 베트남에 생산기지가 있으며 2028년까지 15억달러를 베트남에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박항서 매직 덕분에 OLED TV봐 트윈워시 등 프리미엄 가전 매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2002년 월드컵 시절 우리에게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있었다. 전국민이 좋아하고 사랑했던 히딩크 감독은 명예 서울시민이 되기도 했다. 그런 히딩크 감독에 빗대어 쌀딩크 감독이라 불리우며 베트남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고있는 박항서 감독. 우리가 피부로 느끼기에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히딩크 감독을 좋아했다고 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네덜란드라는 국가와 기업까지 좋아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박항서 감독의 경우에는 그런 부분에서 느낌이 다르다. 

박항서 감독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우리나라 한류열풍과 기업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한국 무역협회에 따르면 베트남은 한국의 3위 수출 대상국이며 7위 수입 대상국이다. 경제 뿐만 아니라 향후의 베트남과 한국 관계가 증진되는 데에도 박항서 감독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대한민국 농식품 홍보대사도 맡고 있다. 박항서 감독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자마자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출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배와 포도, 딸기 등의 국산 과일이 베트남에서는 인기 선물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아 수출 증가세가 폭발적인 상황이다. 과일 뿐만이 아니라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 증가로 중, 고가인 한국산 분유, 음료와 라면의 수출도 크게 늘었다.

이처럼 어느 경제 정책보다도 더 큰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박항서 감독. 너무 좋아한 나머지 뒤통수에 박항서 감독의 얼굴을 새기고 나타난 열성팬까지 등장해서 뉴스에서 화제가 된 적도 있다. 박항서 감독을 '이용'할 것이 아니라 베트남과 우리나라 두 나라 간에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활용'하여 양국 경제발전의 교두보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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