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을용이 밝힌 2002 한일 월드컵 멤버들의 성격

2002 한일 월드컵 멤버들은 2008 베이징 올림픽의 대한민국 야구대표팀과 함께 우리 국민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어주었던 스포츠 선수들이다. 요즘에도 간간히 TV에서 보여주는 명장면 명승부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직도 손에 땀이 나게 만든다. 무려 17년이 지났는데도 말이다. 그만큼 아직까지도 경기와 선수들이 회자가 되는데 을용타의 주인공이기도 한 이을용 선수가 밝힌 2002 월드컴 멤버들의 성격을 간단히 얘기해보고자 한다.

히딩크

거의 동네 아저씨였다. 훈련 땐 엄한 호랑이였지만 운동 빼고는 전혀 사생활에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절대 약점을 안 보였다. 자기가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면 팀이 망가진다고 여겼다. 

기둥을 세우면 편법은 없었다. 정공법으로 돌파했다.

홍명보

공과 사를 확실하게 구별할 줄 안다. 내가 볼 때는 완벽한 사람이다. 

경기 때 선수들의 머리 속에 쏙쏙 들어오게 조언하고 리드한다. 

후배들과 맥주를 하면서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 소주, 양주는 잘 안 마시는데 맥주량은 엄청나다.

박지성

말 그대로 '숙맥'이었다. 막내이다보니 운동만 했고 정말 착했다. 

얼굴에 여드름이 많아 나랑 남일이가 '빠꾸' 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뭔 뜻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재미로 그렇게 불렀다. 당시 술 한잔만 먹이면 얼굴이 빨개졌는데 지금은 어떤지...

안정환

어릴 때 갑자기 언론에 노출이 많이 돼 나서는 걸 꺼려한다. 알고보면 정말 남자다운 친구다. 

소주 한 잔 하다보면 모든 걸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스타일이다.

이영표

대표팀에서 전도사였다. 종교에 대한 믿음이 상당히 강했다. 

불교를 믿는 나도 설득하려 해 '나무아미타불'로 대응했다. 대학교까진 안그랬다던데...

황선홍

자기 만의 레벨이 있었다. 평소 말이 없는 데다 대표팀에 어린 후배들이 많아 얘기를 잘 안 했다. 

하지만 경기장에선 후배들에게 많은 얘기와 조언을 해준다.

이운재

몸에 비해 엄청 순박하다. 한번 화가 나면 무섭지만 후배들과 친구처럼 지냈다. 

후배들이 되레 놀려도 받아준다. 모든 선수와 친근할 정도로 성격이 좋다.

김태영

그 얼굴(?)에 비해 참 착하고 깔끔하다. 여기서 흥, 저기서 흥, 후덕하다. 

더러운 것을 못 본다. 후배랑 방을 써도 직접 청소한다. 빨래도 칼같이 정리한다.

송종국

신앙심이 깊고 기도가 몸에 밴 친구다. 기타 치는 걸 좋아했다.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경기가 안 풀리는 날이면 옥상에서 기타를 치면서 찬송가를 불렀다.

김남일

말수가 적고 후배지만 듬직한 면이 있다. 

나랑 (안)정환이랑 주로 '방콕' 생활하면서 오락게임을 즐겨했다. 

지성이랑 셋이 회 먹으러도 많이 다녔다.

이천수

당시 어린 나이였고, 당돌했다. 나한테 반말투로 하다가 한번 되게 혼났다. 

최근 봤더니 많이 성숙해졌더라. 자기도 '이젠 많이 달라졌다.'고 하더라.

최용수

자존심이 강했다. 선배들과 허물없이 친했다. 운동할 때 정말 웃겼다. 

상상도 못한 행동이 나온다. 남이 하면 안 웃기는데 용수형이 하면 모두들 배꼽잡느다.

차두리

성격이 활달하고 붙임성이 좋았다. 파이팅맨이었고, 힘이 장사였다. 

두리랑 부딪히면 최소 일주일 부상이어서 선수들 모두 훈련 때 몸싸움을 피했다.

설기현

월드컵 전에 유럽에서 생활해 자기주장이 뚜렸했다. 할 말 있으면 베어벡 코치한테 다했다. 

나는 고교 직속 선배이다보니 좀 어려워하긴 했지만...


함께 월드컵 경기를 준비하며 많은 시간을 보낸 동료이자 선배의 입장에서 간결하게 써낸 멤버들의 성격을 들어보니 맞는 듯하면서도 의외인 사람도 간혹 보인다. 자기만의 철학과 뚜렷한 개성을 지니면서도 경기장에 들어선 후부터는 한 마음 한 뜻으로 경기에 임해 4강의 신화를 보여준 2002 한일 월드컵 멤버들. 현재 아시안컵을 치르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을 보고 있으면 그때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한편으로는 3년뒤 펼쳐질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더욱 기다려지게 된다. 대한민국 대표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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