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의자를 사야할까? (시디즈 VS 듀오백)

신혼집에 입주하며 산 의자가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 와이프가 인터넷을 통해 구매한 것으로 브랜드 제품은 아니다. 4~5만원대의 저렴한 가격만큼 딱히 기대도 안했지만 3년동안은 그럭저럭 잘 써왔다가 얼마전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바로 의자 높이를 조절하는 중심봉 문제였는데 가스가 빠져서인지 높이를 최대로 높여놓아도 얼마 안 있어 의자 높이가 점점 내려오기 시작했다. 몸에 딱 맞는 의자도 아니였는데 의자 높이까지 제대로 고정이 되질 않으니 의자 위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급속도로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올해초부터 이것저것 지른게 많아서 최대한 참아보려 했지만 점점 불편해지는 허리와 팔, 어깨를 보며 마냥 버티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의자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떤 의자를 사야할까? 시디즈 VS 듀오백"

누구보다 우리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의자

우리는 학교에서, 사무실에서 그리고 집에서도 많은 시간을 의자에 앉아서 보낸다. (심지어 변기도 엄밀히 말하면 의자 아닌가? ㅋㅋ 밑에가 뚫린 의자 말이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만큼 내 체격에 알맞도록 편안해야한다. 의자는 단순히 앉아있는 도구라는 인식에서 몸의 건강과 작업의 효율성을 위해 가치를 투자해야하는 작품으로 인식이 점차 변해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NHN이 120만원이 넘는 허먼밀러 에어론 의자 오천개를 직원들을 위해 구매했던 사실도 그러한 방증이다.

예전 대학교 강의실에 많이 들어와있던 책상과 의자이다. 당시에는 '조금 불편하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엔지니어로서 살아보니 이 물건을 만든 사람이 어떤 거지같은 설계사상을 가지고 이 땅 위에 이딴 물건을 내놓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 (단순히 비용을 줄이려고?) 책상과 의자의 거리 조절도 불가능하고 의자에 앉거나 일어날때도 엄청 불편한 구조다. 대학 강의란게 짧게는 1시간에서 최대 3~4시간 이상씩 연이어 강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불편한 자리에 앉아서 제대로 수업을 받으라는 것 자체가 넌센스가 아닐까싶다. 

한 때 의자의 대명사였던 '듀오백 의자'

10여년전만 해도 의자하면 자연스레 듀오백을 떠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시디즈가 의자 시장을 주름잡고 있지만 말이다. 친구들 집에 가면 하나 둘씩은 있던 듀오백 의자. 비록 우리집에는 없었고, 개인적으로 선호하던 디자인도 아니였지만 한 시절을 호령했었다. 그만큼 호불호가 갈리며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디자인으로 인해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한 듀오백 의자. 

의자의 대세가 된 '시디즈'

한국 유일의 의자 연구소를 운영하는 브랜드 시디즈. 꽤 오래전부터 의자 시장은 시디즈가 호령하기 시작했다. 인체공학적인 설계와 세련된 디자인을 내세워 점차 인기를 올리기 시작했고, 요즘에는 어딜가나 시디즈 매장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해진 곳이다. 의자를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여러 사람의 평과 추천보다 직접 앉아보고 살 것을 추천한다. 의자는 사람마다 체격도 다르고 앉았을때 받아들이는 느낌도 천지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나같은 경우에 시디즈 매장은 주변에 많아서 실착이 쉬운 편이었으나 듀오백 매장은 근처에 없어서 실착을 할 수 없었다. 이 부분이 시디즈 의자를 구매하는데 결정적인 이유가 되기도 했다.


국내 의자의 시장 규모는 약 8,000억원 시장(2016년 기준)으로 이 중 브랜드시장의 규모는 절반이 조금 안되는 3,500억원 시장이다. 사무용이 70~80%를 차지는만큼 B2C보다는 B2B가 높은 시장이기도 하다. 퍼시스와 시디즈는 한 집 식구라 할 수 있는데 부연 설명을 하자면 퍼시스가 사무용가구 및 집기를 담당, 의자 전용으로 만든 브랜드가 시디즈, 가정용 가구 및 집기를 담당하는 일룸이다. 몰랐지만 우리 회사의 사무실에도 퍼시스 의자를 계약해서 쓰고 있었다. 아무튼 시디즈와 듀오백 브랜드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경쟁업체의 의자를 실제로 착석해보기가 어려웠고, 디자인 호불호 그리고 동일급의 의자에서 가격차이가 크게 나지않아 시디즈 T50 의자를 선택했고 구매하게 되었다.

시디즈 T50 모델명의 의미

나는 시디즈 T50 시리즈의 T500HLDA 시리즈를 구매했다. 인터넷이나 매장에 가보면 HLDA, HDA, DA처럼 일부 알파벳이 추가되거나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스펙에 따른 차이로 조금만 살펴보면 무슨 차이로 인한 것인지 알 수 있다. H(Headrest)는 목 받침대 여부, L(Lumbar support)은 요추지지대 여부, D(Seat)는 조절형 좌판 여부, A(Armrest)는 조절형 팔걸이 여부이다. 그 뒤에 S가 붙는 모델명은 플라스틱 베이스/알루미늄 폴리싱 베이스의 차이로 S가 붙은 제품이 알루미늄 베이스이다. 

며칠을 시디즈 의자 검색에 매달린 결과 T50 (T500HLDA) 모델로 결정을 했다. T50 Air와도 고민했지만 몇가지 차이점이 있어서 T50을 선택하게 되었다.


T50과 T50 Air의 차이점 (자잘한 차이점은 제외)

- 의자 시트의 차이 (Air는 스폰지를 없애고 메쉬소재로 통기성을 높이고 높은 신축성으로 체압을 골고루 전달 받을 수 있음.)

- 좌판 기울기 조절 여부 (T50은 좌판 기울기 조절이 가능하지만 T50 Air는 해당 기능이 없음.)

- 시트 탈착 여부 (T50은 탈착해서 세탁이 가능하지만 T50 Air는 불가)

- 럼버서포트 방식 차이


의자 하나로 왜 이리 고민을 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의자 하나만으로 몸의 편안함과 작업의 효율성이 오르내리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에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금액도 어느정도 투자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Max 35만원) 허먼밀러 같은 제품과 비교하면 비싼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꽤 투자한 금액이다. 금액말고도 두 가지 이유가 더 있었는데, 여러 블로그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시디즈의 품질과 서비스가 개판이라고 하는 글들이 생각보다 많이 보인 것도 불안 요소로 작용했다. 의자를 새로 구매하려는 입장에서 한 두개가 아닌 꽤 많은 불평불만의 글들을 보게되면 이 제품을 진짜 구매해도 되는 것인지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의자가 한 두푼 하는 것도 아니고.) 또한 서비스 기간도 1년으로 다른 브랜드들에 비교적 짧은 것도 문제였다. 듀오백은 3년, 이케아는 대표상품의 경우 10년이다. 허먼밀러가 12년이지만 가격대가 비교적 높으니 뺀다 치더라도 시디즈의 1년 무상서비스 기간은 너무 짧기만 하다. 그렇다고 입이 떡 벌어질만큼 시디즈 품질의 좋냐? 그것도 당당히 말하기에는 인터넷의 평들이 클린하지 않은 상황인데.


결론적으로 혼자서 한 번, 와이프와 한 번 총 2번을 시디즈 매장에 방문해서 꽤 오랫동안 실착을 해보았다. 와이프 또한 착용감이 좋고 디자인도 준수한 편이라해서 최종적으로는 시디즈로 결정했지만 마음이 썩 편하지는 않다. 주문제작 방식으로 4일에서 7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는데 어서 빨리 물건을 받아오고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해봐야 마음이 안정될 듯 싶다. 아무튼 시디즈가 롱런하기 위해서라도 서비스 문제와 제품 불량에 대한 대응방법에 대해서는 다시금 고민을 해봐야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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