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국립현충원에 다녀왔어요

타이밍이 좋았다. 우리부부는 회사창립기념일 대체휴일로 인해 금요일부터 2박 3일간 쉬게되었고, 동생네 부부도 금요일부터 이틀간 쉬게되어 온가족이 대전에서 만나기로 했다. 동생네 부부는 둘 다 요식업에 종사하다보니 쉬는날이 우리와 반대인 경우가 많은데 여러모로 타이밍이 잘 맞았다. 대전 삼촌네집에 들어가기 전에 대가족이 다 모인만큼 할아버지가 계신 대전국립현충원에 가서 인사를 드리기로 했다. 우리 와이프의 뱃속에 있는 '로또'도 조카 '우솔'이도 증조할아버지를 처음 뵙는 자리였다. 뱃속의 아기까지 치면 9명이나 모였으니 말 그대로 대식구가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러 온 셈이다.

"대전국립현충원에 다녀왔어요."

여기가 어딘지도 모를 하늬는 바깥바람을 쐬는게 마냥 좋은지라 흥얼흥얼대며 비누방울을 날려대기 시작했다.

우리보다 일찍 출발했던 아버지와 동생네는 차가 밀리는 바람에 도착이 늦어졌고 우리가 미리 꽃을 사가기로 했다. 

"아빠, 여기에 꽃이 저~엉말 많아요."

알록달록 여러가지 꽃들로 가득하다보니 꽃구경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물론 진짜 꽃은 아니지만 말이다.

와이프와 증손녀가 신중하게 하나하나 고른 꽃들인만큼 할아버지께서 더 좋아하셨으면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꽃을 고르고 할아버지께 드릴 소주 한병과 몇가지 음식을 사고 빠져나왔다.

할아버지 앞에 아버지부터 뱃속의 아기까지 대가족이 다 모여서 인사를 드렸다. 오래된 꽃들도 새 꽃으로 바꿔드리고 잠시 담소를 나누었다. 하늬는 요란한 음악과 함께 비누방울을 열심히 만들었다.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께서 그 모습을 보시고 계셨다면 아마도 심심하지는 않으셨을거다. 다음에 올땐 뱃속의 '로또' 도 세상에 태어난 후가 아닐까싶은데 다음을 기약하며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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