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로 떠난 둘째 태교여행 1일차

둘째 '로또'의 태교여행을 겸해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을 위해 개인휴가 3일을 사용했고 공휴일도 하루 끼어있어서 총 5박 6일로 다녀온 여행이니 그닥 짧은 일정은 아니였다. 하지만! 누구나 그러하듯 즐거운 시간은 총알같이 지나갔고 어느새 사무실 의자 앉아 갤갤거리는 나를 발견했다. ㅠ.ㅠ 당분간은 5박 6일간의 제주도 여행 후기와 중간중간 방문했던 관광지나 식당에 대해 포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도로 떠난 둘째 태교여행 1일차"

이번 제주도 태교여행은 휴식과 휴식 그리고 휴식에 중점을 두었고, 대부분의 일정은 와이프 뱃속에 있는 둘째가 아니라 하늬에게 맞춰져 있었다. 응? 태교여행 아님? 아무튼 그러다보니 호텔에서 머문 시간이 많았고, 방문한 관광지는 아이가 좋아할만한 곳으로 선택했다. 요약하자면 방문한 곳은 호텔 2곳 (휘슬락호텔과 해비치호텔), 관광지 3곳 (화조원, 헬로키티아일랜드, 아쿠아플라넷), 식당 5곳 (세화2리해녀의집, 해미원, 커피박물관, 타쿠마스시, 명진전복) 이다.

무심한 듯 멍한 얼굴로 뽀뽀를 하는 하늬

드!디!어! 따뜻한 봄날 제주도로 떠날 시간이 다가왔다. 우리가 여행을 가있는 동안 날씨가 화창해서 정말 좋았다. 제주도에서 그 흔한 소나기 한번을 못본 것 같으니 말이다. 물론 호텔이나 실내에 오래 머물긴 했지만. ^^ 다음주 월요일이 어린이날 공휴일이라 금요일인 오늘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날 행사까지 마치고 온 하늬는 생각만큼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응? 뭐지. 비행기 탄다고 좋아했었는데? 

벚꽃으로 가득한 포토존 앞에서도 뚱한 표정으로 안겨있던 하늬.

공항으로 오는 차안에서, 공항 안에서도 계속 뚱한 표정에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아 무슨 일인가 궁금했는데 잠시 뒤 그 비밀이 밝혀졌다. 수화물을 맡기고 공항 수속을 하러 가는 길에 공항 한 중간에 멈춰 선 하늬는 폭포수와 같은 오바이트를 시작했다. (말그대로 폭포수인줄...) 순간 나와 와이프는 얼어붙어서 치울 생각도 못하고 3초간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가 사태 파악을 했다. 내가 하늬를 안고 남자화장실로 뛰어갔고, 와이프는 청소하시는 아주머니에게 양해를 구하고 바닥 청소를 부탁드렸다.

공항 안에 있는 유아휴게실

분명 어린이집에서부터 속이 불편했다는 얘긴데 어린 것이 말도 못하고 답답해했을 생각에 마음이 짠했다. 공항 수속을 마치고 들어가서 하늬가 쉴곳을 찾다가 유아휴게실을 발견했다. 사막에 오아시스를 발견한 기분이랄까.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며 오픈되어 있는 곳보다 하늬가 안정을 취하기에는 최고의 장소였다. 우리가 유아휴게실 안으로 들어갔을때 다른 부부와 아기가 있었지만 잠시 뒤 나갔고 온전히 우리가족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큰 쇼파가 있어서 하늬가 신발을 벗고 누워서 쉴 수 있었다. 한켠에는 어른들이 쓸 수 있는 발마사지기도 구비되어 있었다. 세면대와 정수기, 기저귀를 갈 수 있는 아기용 시트도 구비되어 있어서 여러모로 아이 엄마, 아빠들에게는 좋은 장소인 것 같다.

한쪽 벽에는 아이의 관심을 끌만한 장난감도 붙어 있었다. 조금 기운을 차린 하늬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다.

창문 너머의 비행기를 발견한 하늬는 "비행기다, 비행기." 라며 창문 옆에 떡하니 붙어서 포즈를 취했다. 아빠보고 '얼른 사진 안 찍고 뭐하니?' 라는 표정으로 말이다. 자연스레 내 손은 카메라로 향했다.

하필이면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대기 시간이 50분이나 더 늘어나버렸다. 해외로 가는 것도 아닌데 공항에서 몇 시간이나 더 대기를 해야된다는 말인가. 하필이면 국내선이라 면세점도 없는데 말이다. 상태가 조금 호전된 듯한 하늬는 허기가 졌는지 빼빼로를 냠냠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건 뒤에 발생할 일의 전초전에 불과했다.

긴 대기시간에 지쳐버린 하늬는 비행기가 무사히 이륙하고 엄마 다리를 베개삼아 누워있었다. 잠이 들랑말랑하는 찰나에 제주도에 도착하는 바람에 결국 이번 비행때도 비행기에서 잠을 자지 못했다.

조금은 늦은 도착시간. 하늬가 추울까봐 가디건으로 몸을 감싸주었다. "하늬야, 내가 보이니?"

우리의 첫번째 호텔이자 오늘 하루를 묵게될 휘슬락 호텔이다. 처음 맞이한 느낌은 뭐랄까. 광안리 해수욕장 앞의 모텔 느낌이 나는 호텔?! 호텔 바로 옆에는 놀이기구의 음악이 시끄럽게 퍼져나왔고, 바로 앞은 수변공원 느낌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대충 짐을 풀고 정리를 하다보니 어느덧 밤 11시. 잘 시간이 다가왔다. 그래도 명색이 제주도에서의 첫 날인데 이렇게 잠만 잘 수가 있겠냐 싶어 하늬 먹을 것을 살 겸, 내 술안주를 살 겸 호텔 밖으로 나와 탐색을 시작했다. 호텔 주변에는 많은 횟집이 있었는데 비싸보이는 횟집들이 즐비해 가격이 비쌀까봐 선뜻 들어가지를 못했다.

그러다 발견한 해진횟집. 아주머니 한 분께서 포장도 가능하다며 말을 해주셔서 혼자서 먹을거라며 포장을 해달라고 했다. "방어, 괜찮죠? 3만원이에요." 라고 하길래 속으로는 방어가 3만원이면 괜찮은데? 하고 "네 주세요." 하고 기다렸다. 그렇게 회포장을 하고, 편의점에 들러 하늬가 먹을 죽과 한라산 소주 한 병을 사들고 다시 호텔로 복귀했다.

자, 제주도에서 첫 회로구나! 하고 열었더니 나를 반기는건 방어가 아니라 광어. "음 역시 내 귀가 썩었구나." 방어가 제철도 아닌데다가 제주도 방어를 3만원에 줄리는 없지라며 애써 속으로 위안을 하고 회 한 점에 소주 한잔을 들이켰다. 

"역시 제주도에서는 한라산 소주지." 라며 한 잔 더 따르는 찰나에 하늬는 두번째 오바이트를 시작했고 와이프와 나는 또 한번 멘붕의 시간을 맞이했다. 침대 위에서 폭포수같이 쏟아냈지만 불행중 다행히도 침대 위에 있는 발매트(?)에만 토를 해서 발매트만 따로 가져와 화장실에서 손빨래를 했다. 공항에서의 첫번째 오바이트때는 아무 냄새가 나지 않더니, 호텔에서의 두번째 오바이트는 음, 스멜이~ 더이상은 노코멘트하겠습니다. 소주 한 잔 하기 힘드네. 물론 우리 하늬는 더 힘들었겠지만 ㅠ.ㅠ

호텔에서 와서 잠옷으로 갈아입고 이렇게 밝게 장난을 치고 침대와 침대를 오가던 하늬가...

예상도 못한 두번째 오바이트 이후 물도 제대로 마시지 않고, 환자 포스로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첫날부터 공항과 호텔을 오가며 다이나믹한 하루를 보낸 우리가족. 두번의 오바이트를 거친 하늬는 둘째날부터는 무사히 컨디션을 회복하고 여행을 다닐 수 있을까? 원래 아이들과 여행을 다니다보면 예상치못한 일의 연속이라던데. 뭐 이것도 아이와 떠나는 가족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하며 이번 포스팅을 마친다.

한 줄 요약

"제주도로 떠난 둘째 태교여행 겸 하늬와의 제주도 여행.

비행기 연착과 갑작스런 2번의 오바이트가 우리를 멘붕에 빠뜨렸다.

푹 자고나면 내일부터는 즐거운 여행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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