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처음으로 미술학원에 등록했어요

5살 하늬는 우리가족에게 복덩이이자 행복을 나눠주는 천사다. 6년전인 2013년에 어바웃타임(About Time)이란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아버지로부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주인공은 한눈에 사랑에 빠진 그녀와 연인이 되기위해 그리고 주변의 일들을 되돌리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사용하곤 했다. 하지만 시간 여행을 하게 되면 본인이 낳은 사랑스런 아이마저 변해버리자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사용하기 주저한다. 물론 그 능력 사용에 대해 고민하고 주저하는데에는 그뿐만 아니라 다른 이유들도 있지만 지금의 하늬를 보면 나도 그 영화의 주인공처럼 깊은 고민에 빠질 것 같다. 시간을 되돌림으로 인해 더 좋은 결과와 행복이 올지라도 하늬가 바뀌는 일만큼은 죽어도 싫을 것 같다. 사족이 길었는데 나와 와이프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복덩이이자 웃음을 주는 우리 천사가 생애 처음으로 미술학원을 가게 되었다.

"생애 처음으로 미술학원에 등록했어요."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요. ㅠ.ㅠ"

나는 일찌감치 출근한 어느날 아침. 정신없이 하늬 등원 준비를 하며 출근준비를 하던 와이프 앞에서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며 엉엉 울던 하늬. 당시의 하늬는 매우 심각했지만 이 한 장의 사진이 나와 와이프에게는 웃음과 행복을 전해주었다.

지금까지 이런 아이는 없었다. 이것은 매미인가~ 하늬인가?

엉엉 울던 하늬는 다행히 눈물을 그치고 어린이집에 잘 들어갔다고 한다. 간만에 와이프보다 일찍 마친 날이라 내가 하늬를 데리러 어린이집에 갔다가 벽에 걸려있는 사진 한 장을 볼 수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행사의 일환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의 키즈카페를 다녀왔다고 하는데 열심히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하던 하늬. 눈에 띄는 연두색 바지를 입고 매미처럼 매달려 있는 모습이 귀여웠다. 

조그마한 아이들도 유독 친하게 지내는 무리들이 있다. 엄마들도 서로 친한 편이라 아이들과 함께 종종 밖에서 놀곤 했다. 하늬를 제외하고는 매주 화요일 미술학원도 함께 다니고 있었는데 이참에 우리부부도 하늬를 미술학원에 보내기로 했다. 평일날 어린이집을 마치고 집에만 있는 것도 심심해할 것 같았고,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과 미술을 배우는 것도 하늬에게 좋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하늬를 공부해라 뭐해라 달달 볶을 생각은 없었지만, 남들 하는만큼은 시켜줘야겠구나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던 때였다. 한시간 가량 진행되는 미술학원에서 어색할 수도 있는 첫 수업이었지만 다른 친구들과 함께라 재미있게 무사히 수업을 마친 하늬다.

엄마 얼굴을 그려온 하늬

또래에 비해 손이 야무지고 꼼꼼한 성격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오늘의 작품을 보고 새삼 놀랐다. 엄마 얼굴을 그리는 시간이였는데 색칠부터, 머리카락 표현까지 집중력을 잃지않고 똑소리나게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순전히 엄마의 말을 빌린 내용이라 조금 과장이 됐을수도? 뭐, 팔은 안으로 굽으니까요. ㅋㅋㅋ) 미술학원을 나온지 30분도 안되어 너무너무 재밌었다며 미술학원에 다시 가고 싶다고 말하는 하늬. (너, 나온지 30분도 안됐다구!) 다행히 재미가 있는 모양이라 한시름 놓았다. 

"피카소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하늬야 하얀 도화지 위에 너의 꿈과 생각을 마구마구 그려보았으면 해!" 

한 줄 요약

"하늬의 생애 첫 미술학원 등록.

하얀 도화지 위에

수백가지 생각의 물감으로

수만가지 꿈을 그려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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