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 사망...유서

성추행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으며 네티즌들에게 공격을 받던 배우 조민기(53)가 생전에 남긴 편지가 공개되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랬는데, 배우 조민기씨는 3월 9일 오후 4시 5분에 구의동의 한 대형 주상복합 건물 지하 1층 주차장 내 창고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조민기씨의 아내분께서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자, 여기저기 조씨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보다가 지하에 있는 개인 창고에서 조씨가 숨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조민기씨가 저지른 행동이 사실이라면 (실제로 한 두명이 아닌 여러명의 사람들이 유사한 진술을 했기에) 죄 값을 제대로 치뤄야하는 것은 맞지만, 이렇게 홀로 가버리면 남은 가족들은 어떡한단 말인가...


즐겨보진 않지만, 한 프로에서는 딸과 다정하게 출연도 했었고, 죄 값을 치루기가 무겁고 힘들지라도 그 시간을 감내하며 죄 값을 치루는게 맞을터인데. 남은 가족들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삶을 마무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래는 조씨가 남긴 편지 전문이다.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저의 죄입니다. 너무나 당황스럽게 일이 번지고, 제가 감당하기에는 번거로운 시간들이 지나다보니 회피하고 부정하기에 급급한 비겁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지난 7년, 고되고 어려운 배우 길을 시작한 제 후배들에게 결코 녹록치 않은 배우의 길을 안내하고자 엄격한 교수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엄격함을 사석에서 풀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모멸감으로, 혹은 수치심을 느낀 제 후배들에게 먼저 마음깊이 사죄의 말을 올립니다. 덕분에 이제라도 저의 교만과 그릇됨을 뉘우칠수 있게되 죄송한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끝으로 청주대학교와 지금도 예술을 향한 진실한 마음으로 정진하고 있을 청주대학교 연극학과생들에게 부끄러운 사과문을 쓰고 있는 저의 사죄를 전합니다.


- 조 민 기 -


최근들어 미투운동이 불붙고 있다. 나는 미투운동이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상처를 입고도 말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미투 운동이 번지며 이전보다는 쉽게 얘기를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다는 얘기이지, 절대적으로 쉽게 꺼낼 얘기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그만큼 무고죄의 형벌도 심도있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 뽀빠이의 사건도 있다시피, 진실이 되었든 거짓이든 누군가가 잘못했다는 기사가 크게 나면, 사실 여부를 떠나서 누군가가 잘못했다는게 사람들에게는 기정 사실이 되고야만다. 뽀빠이 이상용도 사실이 아닌 거짓이 진실인것 마냥 크게 보도된 적이 있다. 안타깝지만 사람들은 뽀빠이 이상용이 전에 무슨 선행을 해왔는지는 관심이 없다. 거짓일지라도 자극적인 정보에만 달려들뿐. 쏟아져나오는 기사들 사이에서 어떤 정보에 대해서 맹신할 것이 아니라 그 정보가 진짜인지 허위사실인지부터 스스로 판단하고 거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리라 본다.


뽀빠이 이상용씨는 아직도 무죄 기사를 지니고 다닌다고 한다. 진실이 아닐지라도 부정을 저질렀다는 거짓 정보만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남의 일에 크게 관심이 없고, 자극적인 기사만 기억하기 마련이다.


물론 조민기씨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조민기씨의 행동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힘든 시간일지라도 그 시간을 감내하며 깊은 사죄를 하는게 맞는 도리일 듯 하나, 허무하게 떠나버렸다. 남아있는 가족들은 어떡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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