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 서울 청계천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이번 연말은 서울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지만 매서운 한파로 인해 쉽사리 밖에 나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친구들과 약속이 있는 와이프를 데려다주는 김에 아버지와 청계천에 다녀오기로 했다. 아버지와 단 둘이 거리로 나선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청계천 근처에 있는 우정낙지 식당. 원래는 다른 곳에 가려다가 아버지의 선택으로 변경한 집이다. 매운낙지볶음은 정말 매워서 혼났지만 맛있게 잘 먹고 나왔다. 내가 폭풍검색 및 맛집 후기를 보고 선택하는 식당은 실패하는 확률이 높은 편이었는데 아버지의 선택은 굿이었다.   

"안녕, 청계천에 온 걸 환영해."

위의 두 사진을 제외하고는 전부 아버지의 작품이다. 아버지 옆에서 틈틈히 사진을 찍었지만 쓸만한 사진이 별로 없었다. 당연한 결과라 생각한다. ㅋㅋ 열심히 실력을 쌓도록 해야지. 

스타벅스에서 해가 떨어질 때까지 아버지와 담소를 나누었다. 세 잔만 더 마시면 스타벅스 플래너를 받을 수 있었는데 결국 채우지 못하게 그렇게 내 2019 스타벅스 플래너는 날아갔다. 어차피 나는 매년 프랭클린 플래너 속지를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20잔을 다 채우지 못했다. 

점점 해가 떨어질 시간이라 나왔건만 밖은 아직도 환하다.

본격적으로 어둠이 깔려오기 시작한다. 이 곳에서 소망등을 구입해서 소망을 작성하고 물 위로 흘려보낼 수 있다.

청계천에서 찍은 아버지의 사진 중에 제일 좋아하는 사진이다. 날씨가 조금만 더 따듯했더라면 하늬와 함께 청계천 거리를 걸었을텐데.

※ 서울 청계천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12월 8일날 청계광장에서 개막 행사와 함께 점등식을 시작으로 청계천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이 정식으로 개최되었다. 2019년 1월 1일까지 청계광장과 장통교 구간에서 진행된 이번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이 진행될 예정이다. (포스팅을 올리는 지금 시간으로는 이미 종료되었다.)

서울! "겨울밤이 더 아름다워진다." 라는 주제로 진행된 서울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꿈, 환희, 산타, 축복 그리고 희망 총 5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다양한 주제로 꾸며진 청계천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며 서울의 겨울밤을 즐겼다.

아름다운 빛의 조형물을 눈과 마음속에 담아본다. 청계천 양 갈래에는 푸드트럭들이 줄을 서서 손님들이 오기를 기다렸지만 거의 텅텅 비어있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너무 추워서 주머니 속에 있는 손조차 꺼내기가 싫은데 추위에 달달 떨며 음식을 먹는 사람이 있기는 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두시간? 약 두시간 반 동안 아버지와 청계천 밤거리를 열심히 걸어다녔다. 카메라에 담은 청계천 밤거리. 불빛과 사람들이 어우러져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 

색감이 이쁘게 나온 사진 한 장. 확실히 카메라로 담는 세상은 사람이 보는 그것과는 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서울의 한복판인 종로구와 중구와의 경계를 흐르는 하천인 청계천.

서울 청계천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을 실컷 구경하고 발길을 돌린다. 막판에는 혹한기가 생각날 정도로 손과 발 끝에 감각이 무뎌지며 서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덜덜 떨었지만 아버지는 별로 안 추우신 듯 태연한 모습이셨다. 

청계천에서 2018년 마지막 밤들을 보내며 사람들은 저마다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무슨 소망을 빌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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