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구에 걸려서 어린이집을 쉬게 되었어요

작년에는 잊을만하면 병원에 입원했던 하늬였지만 5살이된 올해에는 병원에 입원한 적이 언제인가 싶을 정도로 크게 아프지 않았던 하늬였습니다. 감기 기운으로 인해 근처 동네에 있는 의원에 진료를 받으러 간게 전부였죠. 4살과 5살의 차이가 이 정도인가 싶을 정도로 하늬가 건강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안 아프니 이쯤되면 아플때가 된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는데요. 제 생각이 문제였던 걸까요? 지금 생각하니 문제였네요. 다행이라고 생각하려던 찰나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하늬의 몸 군데군데에 조그마한 빨간 반점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안그래도 전날 어린이집의 다른 반 아이 하나가 수족구에 걸려서 한바탕 난리가 났는데 뭔지모를 불안감이 엄습해오기 시작했습니다. 땀띠인지 수족구인지 분간이 안가서 첫날 저녁은 간단하게 샤워를 씻기고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도 씻기고 잠자기 전에 다시 확인해보니 빨간 반점들이 가라앉으며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어요. 날씨가 갑자기 더워져서 땀띠가 난 것이라 생각했고 다음 날 아침 저는 걱정없이 먼저 회사로 출근했습니다. 아뿔싸, 체조 시간에 걸려온 와이프의 전화 한 통. 보통 아침일찍부터 전화할 일은 없는데... 와이프는 무슨 일로 전화를 한 걸까요?

" 수족구에 걸려서 어린이집을 쉬게 되었어요."

체조 시간이라 나중에 통화를 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체조시간이 지나가고 와이프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죠. 팔과 발에 수포가 올라오는 걸 보아하니 수족구인 것 같다며 휴가를 쓰고 병원에 다녀와야겠다고 합니다. 스피커폰이라 하늬도 함께 듣고 있었던 모양이네요 하늬가 한마디 합니다.

"아빠, 하늬 몸이 안 좋아서 어린이집에 못 가겠어."

'이와중에 어린이집에 안 가게 되어 좋은 걸까?' 심각한 상황이였지만 나름 진지하게 얘기하는 하늬의 말에 웃음이 나올뻔 했습니다. 진지하지만 귀여운 목소리였네요.

병원에서 진료 대기 중인 하늬

몇 시간 뒤 문자 한 통이 날라오네요. "수족구 당첨." 와이프의 카톡이였습니다. 앞날이 걱정되었지만 와이프가 보내준 사진 속에 하늬는 해맑기만 해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어요. 크게 아프지 않고 지나가야 할텐데. 이번주 화요일부터 시작이 되었으니 오늘로서 하늬는 수족구 4일차가 되었네요. 아이들의 몸 상태에 따라 3일에서 5일 정도 지나면 회복이 된다고 하는데 부디 주말동안 낫기를 바래봅니다. 와이프가 저 대신 연속으로 휴가를 사용하고 병간호 중인데 다음주까지 연차를 쓰기에는 부담이 있거든요. (매번 하늬가 아플때면 와이프가 휴가를 쓰고 병원에 데려가는데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뿐이네요.) 저도 일단 휴가를 쓸 마음을 먹고는 있지만 휴가를 쓸 필요없이 하늬가 빨리 나았으면 합니다.

수요일까지만 해도 크게 아파하지는 않았는데 어제와 오늘이 피크인 것 같아요. (와이프가 엄청 고생했네요. ㅠ.ㅠ) 입안에도 수포가 생기고 다리와 발등 특히 발바닥에 수포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니 해맑게 웃던 하늬도 더이상 웃음을 보이지 않습니다. 입안이 따가우니 밥도 안 먹고, 발바닥이 아프니 걷다 말다 짜증내기 일수고. 수족구의 위력을 새삼 확인하고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밥을 잘 챙겨먹여야 빨리 낫겠다 싶어 하늬와 한참 실랑이를 했습니다. 짜증지수가 최대치라 잠도 안 자려고 하는 하늬를 품에 함참을 안고 있다가 재웠네요. 부디 내일부터는 회복세를 보이기를...글 쓰다가 하늬가 크게 우는 바람에 한참을 달래다 다시 돌아왔네요. 잘 자는가 싶더니 엉엉 세상이 떠나가도록 우는 하늬. 입안이 아파서일까, 다른 곳이 아파서일까, 더워서 그런걸까? 이것저것 해도 소용이 없어서 일단 하늬를 품에 안고 거실로 나왔습니다. 품에 안고 나오니 오줌이 주르르... 잠결에 오줌이 마려워서 울었던 것이였어요. 에구. 아빠는 하늬가 그런줄도 모르고. 옷에 쉬야를 해서 놀란 하늬는 더 크게 엉엉 웁니다. 

"하늬는 잘못한게 없어요. 아빠가 아직도 많이 몰라서 그래. 아빠가 미안해요."

안그래도 입이 아프다보니 밥보다 물을 더 많이 들이키던 하늬였는데 제가 그 부분을 놓쳤습니다. 수족구에 걸린 후에는 밥보다 물을 더 많이 먹어서 오줌도 더 자주 싸러가는데, 하늬가 얼마나 놀랬을까요. 다행히 하늬는 진정을 했고 다시 잠에 들었습니다. 내일 아침에 눈을 뜬 하늬는 밝게 웃고 있기를 바래봅니다.  

한 줄 요약

"수족구에 걸린 하늬도, 병간호하는 와이프도

점점 지쳐가네요.

우리 공주님, 얼른 회복해서 밝은 미소를

다시 보여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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