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입대하던 때를 떠올리다

다음주 월요일에 사촌동생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군대에 입대한다. 나이차이가 한참 나는 동생이라 군대에 갈 날이 까마득했는데 어느덧 벌써 군대에 입대를 한다고 하다니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시간은 참으로 빨리 흘러간다는 걸 새삼 이렇게 느끼게 되는구나 싶기도하고. 14년전에 부모님과 삼촌께서 논산훈련소까지 바래다주셨고 야수교에서 훈련을 받을 때는 부모님과 함께 깜짝 방문을 해준 삼촌, 숙모가 늘 기억에 남아있었다. 별거 아닐 수도 있는 일이지만 나에게는 늘 고마웠던 기억이었다. 그러다보니 '사촌동생이 군대에 갈 때는 내가 꼭 따라가야지.' 하고 다짐을 했었다. 사촌동생이 우리집 근처에 있는 진주 공군훈련소로 입소를 하게 되었고 다함께 오랜만에 얼굴도 볼고 소소하게 파티도 할겸 산청에 펜션을 하나 빌리게 되었다. 

"군대에 입대하던 때를 떠올리다."

사촌동생 군입대 파티 겸 모임을 준비하면서 14년전 군생활이 문득 떠올랐다.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나서 몰래 휴학을 하고 춤추다가 부모님께 걸리는 바람에 스리슬쩍 동아리 친구와 함께 신청한 군입대. 동반입대도 아니었는데 희한하게도 8월 25일 함께 논산훈련소로 향했고 운전병으로 발탁되어 야수교에서 우연치않게 멤버를 구성해서 춤 연습을 하게 되었고 공연까지 함께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와도 평범한 인연은 아닌듯하다.

나름 메이커 부대라 불리우며 사람들이 가기 싫어하던 강원도 화천의 '이기자 부대'로 자대 배치를 명받으며 2년간의 긴 군생활이 시작되었다. (보통 지옥같은 군생활이 시작된다는 표현을 하던데 나같은 경우에 '지옥'까지는 아니였다.) 군생활을 아무 탈 없이 보내고 제대하기 위해 늘 가슴 속에서 되새기던 게 몇가지 있다. 첫번째는 아버지께서 써주신 편지에 적혀있던 '국방부 시계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돌아간다.' 는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선임에게 갈굼을 당하거나 여친과 헤어졌을 때, 현타가 올때 등 군대라는 테두리 안에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다는 현실에서 괴로워할때 버티게 해주었던 말이다. 두번째는 군대에 있는 동안 '동상, 무좀' 이 두 가지만큼은 걸리지 말자였다. 그말인즉슨 멀쩡하게 군대에 들어온 몸이기에 다시 멀쩡하게 제대하는게 가족을 위한 것이고 나를 위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만큼 철저히 관리하자는 얘기. 세번째는 누군가를 뭐라고 하기 전에 내가 먼저 모범을 보이자는 것이다. 그땐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말년병장때도 열외 없이 FM으로 군장을 싸고 훈련을 했었다. 그런만큼 후임들에게는 꽤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었다.   

음, 문득 예전 내 군입대하던 때와 군생활이 떠올라서 끄적거려봤는데 내일 만나게 될 사촌동생에게도 해줄말이 있다면 이 정도일까? 아무튼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그리고 본인을 위해서라도 꼭 건강하게 지금 입대하는 그 상태로 제대를 하기를 늘 기도해야겠다.


 한 줄 요약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젋은 시절을 희생하는

이 시대의 모든 남자들과 사촌동생에게.

국방부 시계는 언제나 돌아간다.

다른 걱정일랑 제쳐두고 부디 건강하게 돌아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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