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을 준비했어요

오늘은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날이다. 우리 와이프는 걸크러쉬하다는 소리를 자주 들을만큼 쿨한 면이 많은데 (사실 내가 생각해도 나보다 쿨함.) 그래서인지 기업들 배를 불려주는 기념일들을 딱히 신경쓰지 않는다. 굳이 돈 써서 챙겨줄거 뱃살 늘게하는 초콜렛이나 사탕을 사느니 실속있는 물건을 사주자는게 와이프의 생각이다. 연애 초기에는 서로 소소하게 초콜렛, 사탕 그리고 빼빼로류를 챙겨주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나도 와이프의 생각에 공감하게 되었고 그렇게 우리집에서 서로에게 초콜렛, 사탕을 건네주는 일은 없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 기대도 못한 깜짝 선물을 받았다.

팀회식을 마치고 평소보다 늦게 집에 들어오게 되어 다 자고 있을 줄 알았는데 와이프와 하늬는 안 자고 있었다. 

하늬의 귀여운 깜짝 밸런타인데이 선물

문 앞에 서있는 내게 격한 반가움을 표현한 하늬는 "잠깐만." 하더니 이내 이렇게 귀여운 호박케이스에 초콜렛을 담아 나에게 건네주었다. 밸런타인데이인지 뭔데이인지도 모를텐데 이렇게 챙겨준 것 그 자체에 정말 감사했고 하늬에게도 정말 고맙다며 이마에 뽀뽀를 해주었다.

내 눈에 비친 하늬의 초콜렛 선물 이미지

소박한 호박 케이스에 자신이 먹다 남은 초콜렛들을 담아서 준 것이지만 내 눈에는 마치 이런 이미지랄까. 어느 고급 케이스에 담긴 고급 초콜렛 못지 않았다.

사실 늦게 집에 들어온게 마음에 걸려서 와이프에게 줄 딸기와 하늬에게 줄 초콜렛과 음료수를 사왔는데 내가 준 것보다 더 큰 것을 받은 날이었다.

오늘을 기념하고자 사진을 한 장 찍자고 했더니 쑥스러운 듯 초콜렛으로 얼굴을 가리는 하늬다. 기대도 안 했고 생각도 못했는데 밸런타인데이가 두 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이렇게 깜짝 선물을 전해준 하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오늘의 글을 마친다. 


"하늬야. 먼 훗날 숙녀가 된 하늬가 언젠가 이 글을 볼 수 있을지 못 볼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아빠는 어느 초콜렛보다 달콤하고 귀중한 초콜렛을 하늬에게 선물 받았어. 정말 고맙고. 아빠는 하늬에게 초콜렛보다 달달한 사랑을 전해줄 수 있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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