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했던 하늬예요

지금으로부터 3년전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시기도 지금과 비슷했을 것이다. 조리원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나는 창 너머로만 보는게 전부였는데 처음으로 하늬를 안아본 날. 첫 기억은 "부서질 것 같아서 못 안겠다."였다. 너무나도 조그마한 (물론 산부인과에서 체구와 머리크기는 일등을 했지만) 아기가 내 품에 안겨있다니. 좀만 힘을 줘도 아기가 아파하거나 어딘가 부러질까봐 안은채로 얼음이 되버렸다.

처음으로 제대로 안아본 하늬. 이 상태로 두 팔을 꼼짝도 하지 못했다. 와이프는 그 모습이 재밌다며 웃었지만 난 진지했고 무서웠다. 잘못 안았다가 아기가 잘못되는 건 아닌지하는 걱정에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왜 그랬나 싶기는 하지만 말이다.

무사히 조리원까지 졸업하고 집으로 오게된 하늬. 아는 친구가 직접 만든 아기침대에서 며칠을 보냈다. 하지만 침대 턱의 높이가 있다보니 아기를 들었다 눕혔다 하는게 힘들어서 오래 쓰지는 못했다. 친구에게 돌려주려고 했으나 필요없다고 해서 주변의 다른 예비아빠, 엄마에게 무료 나눔을 했다.

침대에서 꿀잠을 청하는 하늬. 양베개는 지금도 어린이집에서 쓰고 있는 베개이다. 아기들의 손톱은 얇고 날카롭기 때문에 손싸개를 해놓는다. 깜빡하고 안 해놓는 날에는 자면서 자기 얼굴을 온통 긁어놓기 때문이다.

귀여운 곰돌이 모자를 쓰고 잠을 청하는 하늬. 갓난아기 때는 맘마먹고 우는 시간외에는 자는 시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 시기의 하늬 사진은 8할이 자는 사진이다.

날씨가 우중충한 어느날, 아버지께서 '오늘의 날씨 표현' 이라며 보내온 하늬 사진. 적절한 표정에 다들 빵 터졌던 기억이 있다. 지금의 하늬와는 사뭇 다른 느낌, 다른 얼굴이다. 그 당시에는 저 얼굴이 얼마나 귀엽고 이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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