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지 3년이 됐어요

모든 부모에게 자녀란 어떤 존재일까. 주말에 잠시 놀러오신 어머니께서 샤워하고나서 팬티만 입고 화장실에서 나오는 날 보며 웃으신다. "뭐가 그렇게 웃겨요?" 하고 물어보니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 "자녀는 보기만 해도 그저 이쁘고 웃음이 나지." 이렇게 다 큰 아들도 이쁘냐고 물어보니, 자녀가 50살, 60살 노인이 되어도 부모에게는 늘 이쁜 아가라고 말씀하셨다. 다 커서 이쁜 아가라는 말을 들으니 부끄럽긴 하지만 자녀를 낳고 키우다보니 뭔가 격하게 공감이 된다.

돌이켜보면 하늬가 태어난 그 날부터 하루라도 안 이뻤던 날이 있었을까 싶다. 4살이 된 지금의 하늬를 보다 문득 갓난아기 때의 하늬 사진을 보니 '그 당시에는 우리 하늬가 그렇게 이뻤는데, 지금에 와서 당시의 사진을 보고 있으니. 음... 우리에게만 이뻤을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말이다. 갓 태어나 보자기에 쌓인 채로 우리에게 처음으로 다가와준 하늬. 우리에게 제일 큰 선물. 내사랑.

약 4kg의 매우 건강한 아이로 태어나 산부인과에 있는 모든 아기 중에 체구와 머리 사이즈로 1등을 먹었다. 역시! 뭐든 1등 하면 좋은 것 아니겠어?! 자연분만을 간절히 원했던 엄마를 K.O 시키고 뱃 속에서 태변을 보는 바람에 급하게 제왕절개로 방향을 선회시킨 하늬였다.

하늬가 태어난 후 한동안 나는 안아보지 못했다. 젖을 먹이기 위해 엄마만 수시로 들락날락거렸는데 그 당시에는 아기를 안아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멀리서 지켜보는 게 더 좋았던 것 같다. 왜인지 조그마한 갓난아기를 내가 안으면 부서질까봐 조심스러운 마음이 커서일까.

거의 일주일동안 눈동자를 보여주지 않고 눈만 감고 있었던 하늬. 당시의 자는 얼굴을 보니, 지금의 하늬가 잘 때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둘리마냥 입을 오므린게 귀엽다. 탱탱한 볼살.

아마 지금의 하늬를 보고 있으면 같은 아기가 맞는지 아닌지 헷갈릴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아기는 얼굴이 수시로 변한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많이 변할줄이야. 사실 용됐다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나 아빠 맞아? 어찌되었든 간에 하늬야. 그 때나 지금이나 엄마와 아빠가 하늬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고 더욱 더 한없이 커져가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겠니?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고 하는데 아빠와 엄마가 하늬에게 부끄럽지 않는 인생을 살아가며 모범이 되도록 할게. 태어난지 3년, 많은 웃음과 행복을 안겨준 하늬야. 앞으로도 엄마, 아빠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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