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대회를 했어요

이번 주 토요일에 어린이집 체육대회가 진행되었다. 하늬 뿐만 아니라 우리 부부에게도 첫 체육대회여서 그런지 괜시리 더 기다려졌다. 오전 날씨가 조금 쌀쌀했지만 실내체육관을 대관하였기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아침을 먹이고 준비시간이 조금 지체되는 바람에 체육대회 시작 10분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만국기가 걸린 체육관을 보고 있자니 옛날 생각이 솔솔 다가온다. 개회식을 하기 전에 병아리같은 아이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 중이다. 원래는 각 반별로 인솔하는 선생님들 뒤에 아이들이 줄을 서 있어야하는데, 낯선 환경 때문인지 놀란 하늬가 눈믈을 터뜨려 선생님이 하늬엄마를 데려갔다. 하늬 뿐만 아니라 몇몇 아이들도 눈물을 흘리는 바람에 엄마들이 투입되는 풍경이 연출됐다.

체육대회장을 누비는 하늬다. 처음에는 주변이 어색해서인지 눈치만 보다가 다른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함께 뛰어보는 하늬다.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열심히 뛰어다녔다.

행사 중간중간에는 엄마와 아빠들이 참여하는 코너도 있어서 하늬엄마와 나도 잠시 뛰어볼 수 있었다. 아빠들 단체전에서 상을 타와서 하늬에게 전달해주었다. 속에 뭐가 들어있는지도 모르면서 선물이라면 마냥 좋아하며 웃어보이는 하늬다. (이 날 키친타월 2개와 분홍 키친타월 1개를 획득했다.)

신이 난 하늬는 빵야빵야 춤을 선보였다. 주변 친구들은 처음에는 선물을 받고 좋아하더니, 포장지를 뜯고 꺼내본 내용물에 실망을 하곤 했다. 하늬도 포장지를 뜯고 싶어했지만 다른 아이들처럼 실망할까봐 체육대회가 다 끝나고 뜯어보라고 했다. 잘 참다가 결국에는 체육대회가 마치기 전 포장지를 뜯어내고 내용물인 키친타월을 확인했지만 생각보다는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 때 하늬는 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을까?

6~7세 언니, 오빠들이 경기를 뛸 때에는 한껏 여유로운 자세로 즐기는 하늬였다. 이렇게 여유로울 수가 있나~!

와이프는 엄마, 아빠 릴레이 달리기에 참가하여 분홍 키친타월을 획득해왔다. 최근에 운동을 자주 하지 않아서 몸에 무리가 가거나 넘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우려와 달리 와이프는 열심히 잘 뛰어주었다. 엄마, 아빠들이 열심히 달려준 덕분에 홍팀인 우리팀이 이겼다. 아이들의 체육대회 행사인만큼 승패에 연연하기보다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엄마, 아빠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운동을 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부분에 신경을 썼지 않았나 싶다. 아무쪼록 하늬의 체육대회였지만 엄마, 아빠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하늬야, 언제나처럼 밝게 웃으며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엄마, 아빠가 옆에서 항상 함께 할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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