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투트랙 전략과 애플카

현대차 주주로서 최근에는 행복한 일들이 많았던 나날들이었습니다. 애플과 현대차의 제휴설로 주식시장이 시끌벅적하더니 결국에는 기아차와 협력을 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소식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현대차는 신중한 자세를 취했었죠.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하여 공동 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 초기단계라 뭐라고 얘기하기가 애매하다는 자세였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현기차가 주야장천 까이긴 하지만 자동차 제조업 회사로만 바라보다 보면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회사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애플 카를 현대에서?

지금은 고인이 되신 스티브 잡스도 애플 카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아이폰에 더 집중하기 위해 애플 카를 미뤘던 이야기도 전해지는데요. 당시에 선택과 집중을 함으로써 아이폰은 지금까지도 승승장구하고 있고, 부동의 1위 기업으로 애플을 올려놓았습니다. 하지만 잠시 내려놓았던 애플 카에 대한 미련도 여전할 것이라고 보입니다.

 

테슬라와 니콜라, GM, 니오 등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로 세계가 시끌시끌한 시점에 애플 카를 만든다는 소식은 모든 이를 한 번에 집중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이폰의 생산 방식을 보자면, 애플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자동차를 직접 생산할 생각이 없습니다. 한편 현대차는 전기차의 빠른 판매량 증가와 전기차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굳건히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애플과 현대차가 제휴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이 이야기가 흘러나왔던 것이겠죠.

 

현대차의 투트랙 전략

사실 전기차로서의 이미지를 굳건히 하길 원하며, 수소전기차도 만들고 있는 현대의 입장에서 애플의 협업 제안은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애플과 폭스콘의 사태를 보면, 제휴했을 때의 미래가 뻔히 보이기 때문이죠.

 

애플이 두 자리수의자릿수의 이익률로 어마어마한 수익을 내고 있을 때도 폭스콘은 한 자릿수의 이익에만 의존을 하기 바빴습니다. 애플의 이익률이 40% 일 시절에 폭스콘 10% 미만이었죠. 따라서 현대차는 머리를 싸매고 열심히 고민을 합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한 몸이기에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이기도 했지요. 

 

현재까지의 내용을 살펴보면 애플카 협력 제안을 받은 현대차 그룹은 기아가 그 협업을 담당하는 것으로 정리되는 분위기입니다. 미국 조지아 공장이 그 애플 카의 생산기지가 될 것이라는 정보도 나와있습니다.

 

현대차는 그룹 전반의 기술 투자와 발전을 주도하며, 현대차 자체 브랜드의 입지를 굳건히 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예정입니다. 그와 함께 기아는 디바이스 공급자로서 빅 테크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하며 기아 고유의 브랜드 구축에 힘쓰기보다는 기업들의 요청에 따라 디바이스를 제공하는데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실행에 옮기려고 하는 모습입니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애플이 붙다보니 관련된 주가가 갑자기 가파른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몇 개월동안 지루한 보합을 보이더니, 1월 중순부터 애플 얘기가 나오니까 주가가 뛰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후 기아차 얘기가 나오는 바람에 잠시 떨어졌지만, 1월 초와는 분위기가 다른 것이 사실입니다.

 

기아차도 현대차와 동일하게, 갑자기 큰 폭의 주가 상승을 보였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현대차의 아이오닉 5와 기아차의 이매진이 올해 4월과 8월에 국내 판매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출시 행사는 이보다 한 달 앞선 3월, 7월에 국내에서 열릴 예정이지요. 전기차의 크기는 싼타페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실내 공간은 펠리세이드와 맞먹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합니다. 기존의 내연기관과는 다르게 내부구조를 단순하게 가져갈 수 있는 전기차 구조의 이점을 잘 살린 부분인데요. 실제로 나와보면 이 말이 정말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애플과의 동맹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그렇다면 애플과 협업을 하게 될 현대그룹과 기아차의 미래는 과연 좋을까요? 나쁠까요? 전기차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제조사는 테슬라, GM, 폭스바겐, 도요타, 현대차 총 5개의 회사가 있습니다. 그중 애플은 현대차 그룹과 손을 잡으려고 합니다.

 

아이폰의 사례를 보면, 애플은 대만의 폭스콘 등을 통해 대부분의 제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데요. 폭스콘의 사례를 보면 단순히 위탁 생산만 하는 케이스는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가 어렵고, 미래의 성장 전망이 불투명한 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테슬라가 그 위에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경우에는 애플과의 협업에도 불구하고 밝은 전망을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시작점에 서 있는 기아.얼마전 기아차에서 '차'를 떼 버리며 새로운 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 발표한 중장기 전략 '플랜 S'에서 기업, 브랜드, 디자인 정체성을 모두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는데요.

 

실제로 정의선 회장은 임직원과의 대화에서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개인용 항공기가 30%, 로보틱스가 20%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처럼 차만 보고 가기에는 미래에 자동차의 비중이 줄며, 로봇과 항공기 비중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로봇개를 만드는 1조 2천억 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도 했죠.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고, 루틴하게 임한다면 미래에는 결코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걸 받아들이고, 변화할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 것이죠. 그런 방향에서 볼 때 덩치가 커서 쉽게 체질을 변화시키기 어려운 현대차가 엄청난 결단을 내리고 전진하는 것 같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래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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