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환자가 되다 - 갑산성암이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암환자가 되었습니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에 2017년 첫 종합검진을 하게 되었죠. 검진을 하게 되면 병원마다 조금 다르지만 한 가지 종목에 대해 무료로 추가 검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부산에 있는 병원으로 신청하게 되었고 별생각 없이 갑상선 초음파 & 전립성 초음파를 추가로 검사하게 되었습니다. (갑상선이 뭔지도 몰랐지만 장모님께서 갑상선으로 고생하신 부분을 익히 들어왔기에 해당 항목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검진 후에 1.1cm 정도의 혹을 포함한 여러 가지 조그마한 혹들이 있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큰 혹에 대해 새침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음성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추적관리를 시작했습니다.  

"갑상선암 환자가 되다 - 갑상선암이란"

갑상선암 환자가 되다

몇 번 추적관리겸 부산에 있는 병원에 방문했으나 별 이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산까지 왕래하는 게 귀찮아져서 작년에는 집 근처의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게 되었고 똑같이 음성으로 결과를 받았습니다. 종합검진을 마친 뒤 몇 개월이 지난 후에 문자가 두어 번 왔습니다.

"종합 건짐 후 갑상선 호르몬 추적검사 기간이므로 상담바랍니다."

 

사실 귀찮아서 문자를 무시했고 잊어버렸습니다. 잊고 지내다가 눈 밑이 꽤 오래 떨리기도 하고, 저녁마다 피로에 못 이겨 잠드는 게 이상해서 해당 병원을 다시 찾았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갑상선에 있는 혹이 음성이긴 한데 이상 징후 의견이 있어서 다시 새침 검사를 해보겠냐고 물으셨습니다. 마침 몸도 이상 한터라 다시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고, 재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4일 뒤 걸려온 전화로 결과가 좋지 않으니 큰 병원에 가보는 게 좋겠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갑상선암

전화를 받자마자 인터넷으로 소위 실력이 좋다고 소문난 의사 선생님과 병원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소견서와 검사결과지를 받아 들고 입소문이 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초음파 결과지를 보시고는 바로 갑상선암과 수술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어요. 속으로는 그래서 '내가 암 이런 거야, 아닌거야?' 라고 생각했지요. 설명을 한참 해주신 후에 물어볼 게 있으면 무엇이든 물어보라는 선생님 말씀에 다시 물었습니다. 

"의사선생님, 그래서 제가 암인건가요?"

돌아온 대답은

"네, 갑상선암이라 수술을 해야합니다.

경계면이 조금 애매해서 갑상선 위의 막(?)도

약간 절개해야 할 수 있어요."

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다행히 목숨을 위협받는 암은 아니라고 하니 안심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실감이 나지 않아 무덤덤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어쩌면 어머니께서 우시는 통에 애써 덤덤한 척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아직도 실감은 안 나요. 병원에 입원하면 실감이 될는지...

갑상선 암이란
갑상선에 혹이 생긴 것을 갑상선 결절이라 부르며 전체 갑상선 결절의 5~10%는 갑상선암으로 진단됨.
갑상선암은 양성 결절과 다르게 일반적으로 크기가 커지며, 주변 조직을 침범하거나 림프절 전이, 원격 전이를 일으킬 수 있음.
 

갑상선암 내에서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아직 2차 검사가 남아있는 단계라 좀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의사 선생님께서 급히 수술 날짜만 잡아주셨기에 회사에 말씀드리고 정신없이 업무 및 관련 사안들을 정리하느라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족과 충분히 논의한 후에 잠시 휴직계도 신청해놓은 상태이고요.

I am Peace

많은 분들께서 걱정을 해주시며, 괜찮을 거라고 다독여주셨습니다. 사실 아직 무덤덤하지만 부모님과 와이프, 딸들이 많이 걸리죠. 좋은 생각만 하고 빨리 회복하는 것만이 가족과 주변분들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며 애써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Time For Change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오는 시점에 브레이크를 걸어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수술 후 다시 정상의 몸이 되기 위해 잠시 휴직을 하는 만큼 이 시간 동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보고 실천하려 합니다. 얼마 전 드라마로도 촬영되어 성황리에 종영한 이태원 클라쓰의 원작 웹툰의 대사가 하나 떠오르네요. 

출처 다음웹툰 "이태원 클라쓰"

"아빠 목숨 값이다.

그 돈은 작살나게 의미 있어야 해."

박새로이의 아버지가 억울한 죽음을 당한 후 받게 된 사망보험금을 어떻게 써야 할지 심사숙고하는 장면입니다. 제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병은 아니지만 왠지 이 대사가 떠올랐어요. 다음 주가 되면 곧 수술대에 오르겠지요. 그리고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웃으며 나올 겁니다. 회복하는 시간 동안 제가 다짐한 대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내 목숨과 회복 값이다.

이 시간은 작살나게 의미 있어야 한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어떻게 보면 다시는 오지 않을지도 모를

긴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사랑하는 가족과 나 자신을 위해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나는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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