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장 - EU(유럽) 10개국 5.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출장 중에 거쳐간 10개국 중에서 이탈리아와 함께 많은 여운이 남는 나라는 바로 독일이다. 주말까지 머물게되는 바람에 유로자전거나라를 통해 미리 예약을 했고 그렇게 프랑크푸르트 투어를 진행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친절하고 열정적이신 가이드분을 만났다. 그리고 투어일행 중 성격 좋은 형님도 한 분 알게되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사람들이 프랑크푸르트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은 무엇일까.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보통 차범근을 떠올릴 것이고, 좀 더 아는 분들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를 떠올릴 것이다. 그 외에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테지만(나처럼)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의 경제력을 상징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 증거로 유럽중앙은행과 독일연방은행이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해있다. 지금은 은행이 아니고 임대를 줬네 어쩠네하는 설명을 가이드에게 들었지만 머릿속에서 증발한지 오래...(죄송합니다...)

건물 앞에는 유럽중앙은행 심볼 조형물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앞에서 인증샷을 팍팍 찍어가고는 했다. 나는 그냥 소심하게 심볼만 찍었다. 각설하고 옛기억을 되살려보고자 유로자전거나라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1년 사이에 내가 다녀왔을때와는 모임장소도 코스도 크게 달라져있어서 당황을 했다. 사이트에 나와있는 코스보고 기억을 더듬으려했는데 실패. 재래시장도 안 들리고 코스가 제법 바뀌었다. 순전히 기억에만 의지해서 포스팅 시작!

호텔에서 일찌감치 일어나 택시를 타고 모임장소로 달려갔다. 먼저 모임장소에서 가볍게 설명을 듣고 처음으로 들린 곳은 클라인막트할레라는 프랑크푸르트의 재래시장이었다. 차범근이 종종 들린 시장이라고 하던데 그 옆에 한 할머니께서 운영하시는 유명한 소시지집이 있었다. (차범근이 종종 이용한 곳은 다른 곳이다.) 슈라이버(Schreiber)라고 하는 이름의 소시지가게인데 사장님의 이름을 따와서 지었다고 한다. 껍질을 벗길지 말지 선택하고, 빵과 함께 먹을지 소시지만 먹을지 알려주면 되는데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소시지만 한입 먹어보았는데 꽤 맛있었다. 역시 본고장의 클라스?

그리고 이어지는 코스는 카이저돔이라고도 하는 대성당이였다. 높이 95m의 고딕 양식 탑이 서 있는 프랑크푸르트 역사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라고 한다. 

직접 보면 경이로울 정도로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연주도 한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갔을때는 아쉽게도 들어볼 수 없었다.

다음으로 발길을 옮긴 곳은 프랑크푸르트 구도심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는 뢰머광장이다. 약 600년간 시청사 건물로 사용되었던 뢰머를 중심으로 오스트차일레라고 불리우는 상인들이 살았던 건물들이 광장을 빙 둘러싸고 있다. 운이 좋게도 평상시 보기 힘든 광경을 볼 수 있었는데 우리가 간 날 뢰머광장에서는 동성애자들의 축제 준비가 한창이었다. 보다시피 퀴어문화의 상징인 무지개 깃발들이 펄럭이고 있다.

당당하게 음악을 즐기며 시선을 즐기며 퍼레이드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는 난해한 복장으로 퍼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노란머리 엉아는 너무 적나라해서 자체검열한다.

퀴어문화에 반감이 있다거나 공감한다거나 딱히 어느쪽 편을 들 입장은 아니지만 퍼레이드를 퍼레이드로 페스티벌을 페스티벌로 즐기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였다. 그들만의 파티를 모든 사람과 즐기고자 하는 모습과 몸짓에 나도 모르게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투어 중 알게된 형님과 퍼레이드를 본 후 가이드분께서 추천해주신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아마 이 메뉴가 아니었다면 형님을 알게되지 못했을지도. 가이드가 강추했던 메뉴이자 형님과 인연을 만들어준 메뉴. (메뉴 이름은 까먹었다...) 2~3인용이라 혼자서 먹기는 부담스러운 양이였기 때문에 이 메뉴를 고른 형님과 함께 식사를 하며 친해졌고 그렇게 저녁까지 함께 돌아다니게된 계기가 되었다.

다음 행선지는 괴테하우스. 프랑크푸르트 출신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태어나 성장기의 대부분을 보낸 집으로 집에 대한 역사를 듣거나 내부를 살펴보면 드는 생각은 딱 하나. 괴테는 금수저였다. 전시되고 있는 물품들이나 걸려있는 그림들 그리고 집의 규모를 보고 있자면 그 생각밖에 안들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바로 요즘 시대에서는 흔히 다리미라고 하는 물건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지는 못했다. 대충 짐작으로는 상단에 있는 부분을 돌리면 위에서 아래로 강력하게 눌러주며 다림질이 되는? 그런 것이려나. 

프랑크푸르트의 증권거래소 앞에는 곰과 황소가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먼저 황소. 몸집이 우리를 압도할 정도로 크다.

그리고 곰의 형상이다. 사진을 따로따로 찍었더니 떨어져 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요렇게 딱! 붙어있다. 덩치는 황소의 승! 곰의 귀와 코 그리고 황소의 뿔이 반들반들하다. 아마도 행운과 소원을 빌며 사람들이 열심히 만진 탓이겠지. 유명하다싶은 동물, 형상을 쓰담쓰담하는 건 만국 공통인것 같다.

프랑크푸르트 지하철역에는 국뽕에 취하게 해주는 누군가의 사진이 있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에 방문한 미하엘 발락이 남긴 유명한 대사. "여기가 차붐의 나라입니까? 꼭 와 보고 싶었습니다. 그는 나의 우상입니다." 라며 "여기가 XX의 나라입니까?" 드립의 시초를 이끌기도 한 주인공. 바로 차범근! 빌리-브란트-플라츠 역의 명물인 프랑크푸르트의 수호자 12개의 기둥에 단단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각 기둥에는 프랑크푸르트의 대표 축구클럽인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의 전설적인 선수 11인과 감독의 인물화가 새겨져 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잘 보이는 곳에 엄청난 허벅지를 보여주며 우뚝 서있는 차범근. 사진의 위치만큼이나 프랑크푸르트 시민들이 얼마나 차범근을 좋아했고 사랑했는지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 자, 잠시 국뽕에 잠시 취해보자. 차부움~!

이렇게 프랑크푸르트 투어를 마치고 형님과 저녁까지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근처 쇼핑몰에 잠시 들러 전경을 둘러본 후 다음 행선지로 주리를 아니 몸을 틀었다.

독일까지와서 맥주를 안 마실 수는 없지. 가이드가 추천한 집으로 냉큼 달려가 맥주 한모금.

독일의 돈까스라고 알려져있는 슈니첼이 유명한 집이다. (근데 사진에서 슈니첼은 잘린 찬밥 신세...) 직원이 추천한 수제맥주와 함께 잠시 비어타임을 가져보았다. 그 후로 2차까지 갔다가 아쉬운 이별을 뒤로하고 호텔로 몸을 돌렸다. 생각해보면 짧은 하루였지만 많은 걸 본 하루이기도 했다. 재래시장 가서 소시지 먹고, 대성당 들렸다가 뢰머광장에서 퀴어축제도 보고. 괴테하우스에 들렸다가 증권거래소에 갔다가 지하철역에서 차범근 사진보며 국뽕에 취하고 독일 수제맥주에 한번 더 취하고. 형님과의 인연까지. 사실 프랑크푸르트라는 도시를 잘 몰랐지만 이 도시의 거리를 거닐며 자취를 느낄 수 있어서 운이 좋은 날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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